미얀마의 랴웅핀. 이 랴웅핀은 상수도도 없는 오지마을이다. 이 오지마을에 물장수를 하는 가족이 있는데 그들이 베이비가족이다. 베이비(35세)는 6명의 아이들을 둔 엄마이다. 그녀의 큰딸 ‘모나진’은 양곤에서 식모살이를 하며 살고 있다. 큰아들 ‘얄링퉁’과 둘째아들 ‘치소헤’는 집안 사정이 어려워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엄마를 도와 물수레를 끌고 다니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만9-13세 사이의 남자아이가 치러야 하는 의식인 성인식인 신쀼가 있다. 이 신쀼는 공양물을 바친 후 삭발을 하고, 일정기간 동안 승려체험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잔치를 벌이고 절에다 맡기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들기 때문에 신쀼를 시키지 못해 마음이 무겁고 아들에게 미안한 베이비.
집안 사정이 여유롭지 않아 다니던 학교에 가지 못하고 같이 물장수를 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엄마의 마음. 하지만 학교에 보내고 싶어도 가족이 많기 때문에 돈을 쓸 곳이 많아 쉽사리 돈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에 다시 돌려보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이뤄질 수 있을까.
베이비는 친정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다. 남편과 결혼하는 과정에서 반대가 심했었다.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도 벌써 몇 년이나 되었다. 자신에게 실망한 부모님만큼이나 그녀도 섭섭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그녀가 친정집에 찾아갔다. 자신의 아이들은 그래도 손주로 인정을 받고 사랑 받았으면 하는 마음. 사 들고 온 토마토 봉지를 조심스럽게 내밀어 보지만, 부모님은 아무 말도 없다. 아무렇지 않은 척 뒤돌아서지만, 이내 울음이 터지고 만다.
가진 게 없는 베이비는 물수레를 끌고 절로 간다. 물이라도 보시하기 위해서이다. 사원의 물통을 가득 채우며 끊임없이 부처님에게 빈다. 그녀의 소원은 단 하나다. 자식들의 행복이다.